미국 비자 못받을라, …SNS '자기 검열'

미국 비자 못받을라, …SNS '자기 검열'

비자 신청때 소셜미디어 ID 제출, 중동여행 사진 다 지워!

예비 유학생·학부모, 심사 강화에 페이스북 등 게시물 삭제 바람

"美 대학들도 엄격 심사 추세… 문제될만한 건 모두 없애라" 유학원 등 관리법 교육

부모가 자녀 몰래 휴대폰 뒤져… 일부는 '디지털 장의사' 찾기도

 

미국 비자 신청,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23일 비자 발급 때 필요하다면 신청자의 과거 소셜 미디어까지 모두 뒤져볼 수 있는 심사안을 도입해, 지난 5년 동안 사용한 SNS ID 등 개인정보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테러나 인종차별 등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유학 준비생과 학부모들이 소셜 미디어를 뒤져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만한 내용은 삭제하고 있습니다. 비자 대행업체들은 특정 지역이나 종교 등 오해를 살만한 내용들을 지우라고 권장하기도 합니다.

 

미국 취업을 준비 중인 29살 박모 씨. 박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중동 지역과 관련한 게시물이 없는지 샅샅이 뒤졌습니다. 비자 신청 때 불리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오래전 게시글들을 완벽히 지우기 위해 비자 심사 전 '디지털 장의사'를 찾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비자를 받는다 해도 입국 심사 과정에서 거부를 당하는 사례도 많아 미국행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 중인 대학원생 김씨는 지난주 꼬박 반나절 동안 자신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들을 모두 뒤졌다. 특정 종교와 관련된 사진을 발견하고 지웠다. 미국 비자 신청 때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김씨는 "특정 종교를 연상시키는 음식점 방문 인증샷과 무심코 공유했던 기사 링크 하나하나 다 봤다"고 했다.

 

서울 서초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씨는 최근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딸과 언쟁하는 일이 잦다.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딸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왕성하게 한다. 김씨는 교내 세계 전통문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딸이 아무 생각 없이 사진을 올리고 뉴스를 공유하다 비자 심사에 걸릴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딸 몰래 휴대폰이나 페이스북 계정 등을 점검하기도 한다.

 

 

불안감에 미국 비자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을 찾는 학부모도 많다. 비자 강화 얘기가 처음 나온 지난 3월 이후 벌어진 일이다. 강남 일대 유학원과 비자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들은 상담과 특강 등을 통해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미국 대학 입시에서 소셜 미디어에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내용은 삭제하라. 대신 첼로·피아노 연주 영상을 업로드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조윤수 퍼시픽에듀 대표는 "개인 소셜 미디어 관리도 미국 유학과 대입을 위한 준비 내용 중 하나로 보고 임하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국 비자 심사에 대비한 소셜 미디어 활용법' 등이 수백건씩 공유되고 있다. "미국에 연고가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 불법 체류자가 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또 '중동 등 위험 지역으로의 여행 사진은 내려라'는 글도 있다. 유학 준비생 박씨는 "워낙 '깜깜이' 비자 심사이다 보니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5월 비자 심사 때 필요하면 신청자의 개인 정보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총 9가지 항목이다. 소셜미디어 ID뿐 아니라 과거 15년간의 여행 기록, 취업 기록 등도 포함돼 있다. 미국 내 이민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국무부는 "테러 예방을 위해 부적격자를 가려내기 위한 것으로 출신 국가 구분 없이 연평균 비자 신청자의 0.5%인 약 6만5000명만이 적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비자 심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5일 미국 하버드대는 페이스북 내 비공개 채팅방에 선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콘텐츠를 올렸다는 이유로 미국인 입학 예정자 10명의 입학 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미국 대학들도 지원자의 소셜 미디어를 엄격하게 들여다본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 미국 대학은 입학 예정자의 인터넷 활동을 엄격하게 심사한다. 올해 2월 북미 지역 교육업체 카플란의 설문조사 결과 365명의 대학 입학 담당자 중 35%가 "입학 심사 과정에서 지원자의 소셜 미디어를 확인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내 일부 대학은 입학 담당 부서에 지원자의 소셜 미디어 스크리닝을 전담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01/20170701000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