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학교 탐방… ④가평 청심국제중고등학교

국제전문가 꿈꾸는 전국 영재들 몰린다

국어·국사外 대부분 과목 영어로 수업 / 開校 2년째… 교사 1명에 학생 6.8명

▲ 46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청평호반이 내려다 보이는 가평 청심국제중고등학교와 만난다. 소나무와 잣나무 사이로 분홍·연보라 철쭉들이 활짝 핀 학교 초입에는 분수가 하얀 물줄기를 시원스레 뿜어내고, 인공폭포 옆으로는 물레방아가 한가로이 돌아간다. 정자 옆 작은 연못과 석조 조각 사이로 들려오는 산새 소리는 평화롭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지난해 3월 개교해 올해 2회째 신입생을 맞은 청심국제중고에 국제전문가를 꿈꾸는 전국의 우수 영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일부 과목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

“Primary color is one of the three colors red, yellow, and blue, which you can mix together to make any of the other colors.”

중학교 1학년 과학시간. 이근정 교사가 빛의 삼원색에 대해 설명했다. 교사의 설명도 학생들의 질문도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곽민지(중1년·12)양은 “모든 수업이 다 영어로 진행되는데 특히 과학은 단어가 어려워 이해 안 될 때가 많다”며 “하지만 이해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어고가 전공 외국어만을 외국어로 강의하는 것과 달리 청심국제중고는 국어와 국사, 중국어 관련 과목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수업 교과목도 다르다. 외국어고가 국내 교과과정을 한국어로 강의하는 데 반해 청심국제고는 미국 유명 사립학교의 교과서를 이용, 국제정치·국제경제·국제법·비교문화 등을 영어로 강의하면서 국내 과정과의 공통점을 추출해낸다. 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 등 제2외국어 교육도 강조된다.

◆전교생 기숙사 생활

신생학교인 이 학교는 중학생 202명, 고등학생 190명 등 총 392명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중학생은 4인 1실, 고등학생은 2인 1실을 쓰고 있다. 신축 중인 기숙사가 올해 말 완공되면 내년부터는 중학생도 2인 1실을 사용할 수 있다.

일과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 전교생이 태권도나 산책 등의 아침운동을 한다. 이달 중순 청평호에 조정(漕艇) 선착장이 완공되면 조정도 할 수 있게 된다. 오후 3시 정규수업 이후엔 매달 스스로 짠 시간표에 따라 자신이 필요로 하는 교과목 수업을 선택해 듣는다. 선택형 교과로 고등학교에는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와 대학과목 선(先) 이수제인 AP 강좌가, 중학교에는 SAT의 전 단계인 SSAT강좌 등이 개설돼 있다. 국제금융전문가가 꿈인 이재원(고2년·17)군은 “힘들지만 인생에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예체능 활동도 있다. 전교생 1인 1악기 연주를 목표로 한 주에 2시간의 개인 레슨을 받고 연주회도 갖는다.

◆수준 높은 교사에 의한 질 높은 교육

전교생 392명의 법정 교원 수는 31명이지만 이 학교는 58명의 교사를 확보하고 있다. 교사 확보율이 187%에 이르러 교사 1명이 6.8명의 학생을 담당한다. 석·박사 학위를 가진 교사는 42명(전체 교사의 73%)이나 된다.

교사들 또한 학생들처럼 교원 숙소에서 생활하거나 인근에서 생활한다. 높은 연봉과 성과급 등 최고의 대우를 한다. 스페인어를 담당하고 있는 김민경 교사는 “교사 처우가 좋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교사 스스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르치는 데 대한 보람과 기쁨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다양한 학생 지원제도

1년 간 학비는 기숙사비 포함 중학생 908만4000원, 고등학생 964만2000원으로 만만치 않은 액수다. 국내반과 국제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해외 진학부 유학 디렉터팀이 맞춤형 1:1 진학상담 및 관리를 진행한다. 유학 사교육비에 비하면 합리적인 비용이라는 것이 학교측 설명이다.

또 고등학생 1인당 1년간 1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학년말 팀별로 연구 논문을 영어로 작성·제출토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38명의 학생에게 총 58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고, 올해에는 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종효 교장은 “이제는 국제학교의 시대”라며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는 어학 영재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능통한 외국어를 바탕으로 국제정치·경제·문화 등에 정통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