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ㆍ서강대ㆍ성균관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 중앙대ㆍ한양대 7개 사립대학이 26일 발표한 2008학년도 입학전형 기본계획은 수시 1학기 모집 폐지와 논술ㆍ면접 등 대학별 고사 비중 확대, 대부분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들 대학이 수시 1학기 모집을 폐지한 명분은 공교육의 정상화다. 그동안 정원의 10% 가량을 뽑는 수시 1학기 모집 때문에 대학마다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 3학년 담임교사는 1학기 초부터 일년 내내 진학지도에 매달려야 했고 수시 1학기에 합격한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따로 없어 학교 수업 분위기가 흐려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합격률이 높지 않은데도 대부분의 학생이 일단 지원하고 보는 경향도 있었다.

2008학년도부터 수능과 학생부 모두 9등급 성적으로만 나온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을 사실상 자격고사화하고, 학생부 비중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대학이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변별력 있는 자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대학들의 생각은 다르다. 수시모집 비율을 늘린 것도 수능의 변별력이 저하돼 수능에 의존해 뽑아야 하는 정시모집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 대학별 고사 비중 커져=고려대를 제외한 6개 대학은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성적과 수능 성적의 반영비율을 줄이고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비율을 2∼6배까지 대폭 늘린다.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중앙대의 경우 인문계에서만 대학별 고사를 보고 있으나 2008학년도부터는 전 계열로 확대했다. 대학별 고사의 비중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고려대가 10%, 이화여대. 서강대. 중앙대가 20%다. 반면 지역 간 학력 차가 존재하고, 학생부의 신뢰도가 매우 낮으며 수능성적 과목별 등급제를 시행하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학생부와 수능의 반영비율을 각각 최고 30%까지 줄이기로 했다.

대신 각 대학은 논술고사를 중심으로 한 대학별고사를 강화하는데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는 사실상 본고사 부활"이라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시험을 도입할지 고심하고 있다.

◆ 수시모집은 전체 정원의 50% 내외=이날 전형계획을 발표한 대학 중 연세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5개 대학이 수시 선발 비중을 키웠다. 중앙대는 전체 정원의 35%를 선발하던 수시모집 인원을 정원의 50%로 15%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도 10%포인트 늘렸다.

이들 대학은 수시모집시 수험생의 학습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전형요소를 활용하고 고교 성적보다는 잠재력있는 인재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소년소녀가장, 생활보호대상자를 위한 전형과 국제학전문인, 미래과학자, 외국어우수자 전형 등이 신설 또는 확대돼 사회적 약자와 특정영역 우수자들에게 입학의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 학생부로만 뽑는 전형 늘어=대학들이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은 전형을 신설한 건 사실이다. 서강대는 수시모집에서 학생부로만 1단계 합격자를 뽑는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을 신설했다. 연세대도 교과성적우수자 전형(학생부 80%)을, 중앙대도 학생부 중심 전형(학생부 90%)을 새로 만들었다.

대학은 그러나 고교 간 실력 차를 감안한 전형도 추가했다. 서강대는 특정분야 우수자 및 특목고 출신자 중 동일계를 지원한 수험생을 위한 전형을 추가했고, 성균관대는 영어특기자 전형에 외고 출신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연세대의 일반 우수자 전형에선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60%나 된다.

주요 대학의 이날 발표로 다른 사립대학들도 일단 수시 1학기 모집의 폐단을 공감하고 있어 폐지론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